뇌졸중이 무서운 건 모두 알고 있다.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은 그 전부터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그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거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대표적 뇌혈관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가 손상돼 신체장애를 초래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노인 질환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은 40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30대에서도 드물게 나타난다.

뇌졸중이 뭔데?
한마디로 뇌에 피가 제대로 안 가는 상태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다. 혈전이나 혈액 찌꺼기가 뇌로 가는 혈관을 틀어막아 버린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성 뇌경색이다.
뇌출혈은 반대로 혈관이 터지는 경우다. 혈압이 너무 높거나 혈관 벽이 약해졌을 때 발생한다. 뇌경색보다 훨씬 위험하고 사망률도 높다.
뇌졸중의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결코 느닷없이 생기는 병이 아니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뇌혈관에 문제가 쌓이고 쌓여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면 그때 비로소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증상이 발생한다. 평소에 혈관 관리를 제대로 안 하면 언젠간 터진다는 얘기다.
이런 증상이 오면 즉시 119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온다.
그리고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뇌 손상이 순식간에 진행된다.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를 눌러야 한다.
얼굴이 한쪽만 처진다
웃어보라고 했을 때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지 않는다면 뇌졸중 신호일 수 있다.
팔이 한쪽만 올라가지 않는다
양팔을 앞으로 들어올렸을 때 한쪽이 힘없이 떨어진다면 이상이 있는 거다.
말이 갑자기 어눌해진다
말이 꼬이거나, 하려는 말이 안 나오거나, 남의 말을 이해 못 하는 증상이 갑자기 생기면 위험 신호다.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온다
평생 경험한 것 중 가장 심한 두통이 갑자기 쪼개질 듯 온다면 뇌출혈 가능성이 있다.
한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인다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한쪽이 보이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이다.
어지럼증과 함께 몸이 한쪽으로 쏠린다
심한 어지럼증이 동반되면서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경우에도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증상들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그냥 넘기면 안 된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하는데, 이게 뇌졸중의 강력한 예고편이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진단할까
뇌졸중이 의심되면 병원에서는 빠르게 여러 검사를 진행한다.
CT 촬영이 가장 먼저 이뤄진다. 뇌출혈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뇌경색은 초기에 CT에서 잘 안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MRI를 같이 찍는다. MRI는 CT보다 훨씬 정밀하게 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혈관 상태를 보기 위한 MRA(자기공명 혈관조영술) 나 혈관조영술도 시행된다. 어느 혈관이 막혔는지, 좁아진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거다.
혈액검사도 빠짐없이 한다. 혈당, 콜레스테롤, 혈액 응고 기능 등을 확인해 원인을 파악한다.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있다.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면 혈관을 다시 뚫을 수 있다. 그래서 빨리 병원에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생겼을 때 자가용 타고 가는 것보다 119를 부르는 게 훨씬 낫다. 구급차 안에서 이미 치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뇌졸중 예방하기
뇌졸중은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혈압 관리가 1순위
고혈압 환자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보다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임의로 끊으면 절대 안 된다. 증상이 없어도 계속 먹어야 한다.
담배는 무조건 끊기
흡연은 혈관을 직접 망가뜨린다. 뇌졸중 위험을 2~4배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간접흡연도 위험하다.
술 줄이기
소량의 술이 혈관에 좋다는 얘기가 있는데, 뇌졸중에 관해서만큼은 그냥 안 마시는 게 낫다. 과음은 혈압을 올리고 부정맥을 유발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운동은 꾸준히
주 3~5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걷기, 수영, 자전거 뭐든 좋다. 운동이 혈압도 낮추고, 혈당도 잡고, 체중도 관리해준다. 한 번에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거다.
식단도 중요하다
짜게 먹는 습관이 혈압을 올린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칼륨을 많이 섭취한 50대 이상 폐경기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12%나 낮았다는 연구도 있다. 바나나, 고구마, 시금치 같은 칼륨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정기 검진을 빠뜨리지 말자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은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 속의 지방질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상태인 고지혈증은 본인은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40세 이후엔 매년 건강검진을 꼭 챙기는 게 좋다.

뇌졸중은 한 번 겪었다고 끝이 아니다. 뇌졸중 환자의 약 15%는 1년 이내에 재발하지만,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재발률을 3%까지 줄일 수 있다. 약을 꾸준히 먹고, 생활습관을 바꾸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언어장애, 반신마비, 인지 기능 저하가 같은 후유증도 심하다.
뇌졸중은 무서운 병이지만, 결국 혈관 관리가 전부다. 담배 끊고, 혈압 재고, 꾸준히 걷는 것. 별거 없어 보이는데 것들이 진짜 예방법이다. 지금 당장 혈압계 하나 사는 게 생명보험보다 나을 수 있다.